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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모든 국민이 국가의 주인입니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도 국민입니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민주주의입니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배제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팬덤 정치로 민주주의의 위기가 심화하고 있습니다. 팬덤 정치는 세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 팬덤이 정치의 주체입니다. 정치인은 도구입니다. 둘째, 팬덤은 증오와 혐오를 먹고 삽니다. 대화와 타협을 싫어합니다. 셋째, 팬덤은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을 더 미워합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정치인도 저축은행 적금 팬덤 정치에 적극적으로 편승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야 출세하고 성공하기 때문입니다. 정치인은 표를 얻기 위해서 증오와 혐오를 부추기고 조직화합니다.
팬덤은 선동에 취약합니다. 정치인과 유튜버의 선동은 팬덤 정치를 강화하며 정치 양극화를 심화시킵니다. 팬덤 정치와 정치 양극화가 악순환의 고리로 연결된 것입니다. 팬덤 정치는 결과적으로 정반 우체국보험 대 진영과 적대적 공존 체제를 구축합니다.



팬덤 정치의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요?
첫째, 디지털 혁명과 모바일 혁명입니다.
디지털 혁명은 2000년께, 모바일 혁명은 2010년께 시작됐습니다. 디지털 혁명과 모바일 혁명으로 대중이 모든 정보에 대 사업자 햇살론 신청 해 거의 무제한의 접근권을 갖게 됐습니다.
정보는 권력입니다. 정보와 권력으로 무장한 대중은 대의민주주의에 만족할 수 없었습니다. 직접민주주의를 강하게 요구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대중은 무리를 지어서 자신들의 이해를 가장 잘 관철할 수 있는 정치인을 선택해서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바로 팬덤 정치입니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소득기준둘째, 승자독식 선거 제도입니다.
승자독식은 51% 득표율로 100% 권력을 차지합니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과 공존하기보다는 제압하고 배제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대통령제 국가로 소선거구제인 미국과 우리나라가 팬덤 정치에 최적의 환경입니다.
영남은 국민의힘, 호남은 민주당의 텃밭이 된 이유가 뭘까요? 국민행복기금 학자금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국회의원 소선거구제 때문이라고 봅니다.
팬덤 정치는 하나의 현상입니다. 팬덤 정치 자체를 찬성하거나 반대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팬덤 정치에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폐해가 있습니다.
최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등장도 팬덤 정치와 관련이 있습니다. 정청래 대표는 “악수도 사람하고 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을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장동혁 대표는 “모든 우파 시민과 연대해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겠다”고 정권 퇴진 투쟁을 예고했습니다. 두 사람이 이러는 것은 강성 지지층의 요구를 따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야당과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국민의힘을 지지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잘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입을 꾹 다물고 있습니다. 자신의 ‘온건한’ 생각을 겉으로 드러내면 강성 지지층에 비난받기 때문입니다. 그런가 하면 민주당과 국민의힘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은 혀를 끌끌 차며 정치를 아예 외면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공동체의 존립을 위협하는 매우 불길한 조짐입니다. 팬덤 정치와 정치 양극화를 방치하면 대화와 타협이 사라지고 공동체가 끊임없이 분열하고 결국에는 붕괴할 수밖에 없습니다.
8월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황운하·박성준 의원, 국회입법조사처, 지역정책포럼, 한국지방정치학회 주최로 ‘한국 민주주의의 성숙을 위한 정치적 다원주의와 지방자치’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정진 입법조사처 정치의회팀장, 이소영 대구대 교수, 이재현 배재대 교수가 발제했습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여야 대립의 심화, 유권자들 간 정치 양극화 심화, 혐오와 배제의 정치로 위기를 맞고 있다.”
“소득 불평등, 지역 소멸 등 사회 경제적 양극화가 정치 체제에 대한 불만과 의구심으로 이어진다. 결과적으로 민주주의에 취약한 정치 상황을 초래한다.”
“한국의 지방에는 정치가 없다. 전국정당 중심 구조로 지역 의제가 중앙당 전략에 종속되고 있다. 지구당 폐지, 당원협의회 사무소 금지, 지역정당 불가로 상시 활동 기반이 상실되었다. 특정 정당의 장기 독점 구조가 고착되며 정치적 견제와 경쟁이 소멸하였다.”
“토론 공간의 부재로 건전한 담론 형성이 어렵고 정치의 왜곡과 감정적 분열을 완화할 수 있는 장치가 부족하다. 숙의민주주의가 약화하고 있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한국 민주주의의 성숙을 위한 정치적 다원주의와 지방자치’를 주제로 열린 제99차 지역정책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지역정책포럼 제공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연구자들은 지구당 부활과 지역정당 설립을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지구당은 고비용 저효율 정당 구조 개혁을 명분으로 2004년에 폐지됐습니다. 전문가들과 정치 지망자들은 이제 지구당을 부활할 때가 됐다고 요구합니다. 하지만 기득권을 가진 국회의원들이 반대하고 있습니다.
지역정당 설립은 내력을 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정부 수립 이전부터 여러 정당이 있었습니다. 고려민주당, 조선민족당, 한국국민당, 한국민주당 등입니다. 1공화국은 미 군정이 정치 세력을 통제하기 위해 제정한 정당에 관한 규칙을 계속 적용했습니다. 정당과 단체에 대하여 과도한 등록 의무를 부과하고 위반 시 행정부의 처분으로 해산시킬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에 반발한 국회는 미군정법령을 폐지하고 정당 등록 제도를 입법화했지만, 이승만 대통령의 공포 거부로 시행되지 않았습니다.
1960년 2공화국 헌법은 13조 ‘언론 출판의 자유, 집회 결사의 자유’에 “정당은 법률의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는 내용이 들어갔습니다.
1963년 3공화국 헌법에는 7조에 “정당의 설립은 자유이며 복수정당제는 보장된다”는 1항을 비롯해 정당 조항이 신설됐습니다. 그러나 박정희 정권은 1963년 정당법을 제정하면서 정당 설립을 어렵게 하고 특히 지역정당 설립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독소조항을 만들었습니다.
“정당은 수도에 소재하는 중앙당과 국회의원 지역 선거구를 단위로 하는 지구당으로 구성한다”, “정당은 국회의원 선거법에 의한 지역 선거구 총수의 3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지구당을 가져야 한다”, “지구당은 서울특별시, 부산시와 도중 5 이상에 분산되어야 한다”, “지구당은 50인 이상의 당원을 가져야 한다” 등입니다.
현행 정당법에도 “정당은 5 이상의 시·도당을 가져야 한다”, “시·도당은 1천인 이상의 당원을 가져야 한다”는 조항이 남아 있습니다. 이른바 ‘전국정당 조항’입니다.
선진국은 이런 식으로 전국정당을 강제하지 않습니다. 정당법이 아예 없는 나라도 많습니다. 정당 설립은 기본권인 결사의 자유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여러 군소정당과 시민사회가 이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 심판을 청구했습니다. 헌법재판소 결정은 2023년 9월 26일에 나왔습니다. 유남석 문형배 정정미 김기영 이미선 재판관이 위헌 의견을 냈습니다.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형두 재판관은 합헌 의견을 냈습니다.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는 재판관 6명 이상 찬성이 필요합니다. ‘위헌 5, 합헌 4’였는데도 합헌 결정이 내려진 것입니다.
그렇다면 국회에서 정당법을 개정해서 이 조항을 없애는 것이 옳습니다. 하지만 민주당과 국민의힘 거대 양당은 정당법을 개정할 의사가 없는 것 같습니다. 지역정당이 설립되면 ‘텃밭’이 흔들릴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김정원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8월 2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퇴임식을 한 뒤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등 재판관들, 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따라서 국회의 정당법 개정을 기대하는 것보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을 다시 구해보는 것이 더 빠를 것 같습니다. 2023년 9월 당시 재판관 중에 지금까지 남아 있는 재판관은 김형두 정정미 재판관뿐입니다. 위헌 법률 심판을 다시 하면 틀림없이 위헌 결정이 나올 것입니다.
2023년 9월 이 조항이 위헌이라고 본 재판관들의 의견은 이렇습니다.

“거대 양당에 의하여 정치가 이루어지는 현실에서 전국정당 조항은 지역정당이나 군소정당, 신생정당이 정치 영역에 진입할 수 없도록 높은 장벽을 세우고 있고, 각 지역 현안에 대한 정치적 의사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정당의 출현을 배제하여 풀뿌리 민주주의를 차단할 위험이 있다.” (유남석 문형배 정정미)


“전국정당 조항은 모든 정당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전국 규모의 조직을 요구하여 지역정당이나 군소정당, 신생정당을 배제하고 있다. 이는 헌법 8조 1항의 정당의 자유를 부정하는 것이어서 입법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김기영 이미선)

어떻습니까? 저는 위헌 의견을 낸 재판관들이 전적으로 옳다고 봅니다.
마무리하겠습니다. 지역정당을 만들 수 있게 되면 대구당, 경북당, 부산당, 울산당, 경남당이 창당될 것입니다. 광주당, 전남당, 전북당도 창당될 것입니다. 지역정당은 영남에서 국민의힘 독점을, 호남에서 민주당 독점을 깰 수 있을 것입니다.
특정 지역을 하나의 정당이 독점하는 구조에 균열이 생겨야 민주당-국민의힘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존 체제가 무너집니다. 그래야 팬덤 정치의 폐해를 줄여나갈 수 있습니다. 작은 바늘로 얼음을 깨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치부 선임기자 shy9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