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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유럽연합(EU)이 미국과 무역협상을 통해 영국(10%)보다 높은 15% 관세로 합의하면서 '차악'을 선택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굴복했다는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합의로 고조되던 무역 긴장이 일단락됐지만 EU의 협상력과 자존심에는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27일(현지시간) EU는 중국자동차회사 미국과의 협상을 마무리하고 자동차를 포함한 상품에 대한 관세를 일본과 같은 15%로 합의했다. 이번 선택은 앞서 영국이 10% 관세로 미국과 타결한 사례와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영국이 협상을 타결하자 당시 EU는 "더 나은 조건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공언했지만 영국보다 높은 관세로 타협하고 말았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EU와 미국의 학자금대출 상환대상 합의에 대해 "EU가 힘에서 밀려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차악(least-worst)'을 선택했다"고 평가했다. 유럽이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주도권을 상실해 불리한 조건이지만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타협했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과정에서 EU에 "30% 관세도 가능하다"고 압박했으며, EU가 준비한 상호 무관세 제안과 보 자동차할부연체 복 패키지는 실질적으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한 EU 외교관은 로이터에 "트럼프가 우리 고통의 임계점을 정확히 파악했고, 그걸 활용했다"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합의에 대해 "EU가 트럼프의 압박에 사실상 무릎 꿇은 결과"라고 평가하며, 단기적인 무역전쟁은 피했지만 중장기적 전략에서는 오점으로 남을 리드코프 모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EU 외교관은 익명을 전제로 FT에 "학교 운동장의 불량배에게 맞섰어야 했다"며 "대응하지 않은 것은 전략이라기보다 굴복에 가깝다"고 토로했다. 전 EU 협상가 리켈레스 역시 "중국과 함께 초기 미국에 강력히 맞섰더라면 더 나은 결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FT는 이번 합의에 대해 아프로캐피탈 EU가 단일한 대응에 나서지 못하고 트럼프의 강경 기조에 유연하게 대응한 대표 사례로 남게 됐다고 지적했다. 내부 갈등 속에서도 전략적 인내를 택하며 유럽의 외교적 한계까지 드러냈다고 FT는 평가했다.
트럼프 관세에 대해 독일과 프랑스는 강경 대응을 주장했지만, 아일랜드 등 일부 회원국은 자국 산업 보호를 이유로 신중론을 폈다고 FT는 설명했다. EU 관계자들은 "무역 갈등은 피했지만, 대서양 양측의 협상력 불균형은 분명히 드러났다"고 평가했다고 FT는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